PIXEL TO FACE
Jaebum Joo
March 7 - 30, 2024

Jaebum Joo has been working extensively with digital, particularly pixel-based graphic sources. His debut painting in this exhibition will serve as the cornerstone for his future endeavors. It's a collection that includes both large and small-scale paintings, each piece contributing to a larger narrative, complemented by accompanying video works.
점에서 면으로
2024년 3월 7일 - 3월 30일

주재범 작가는 오랜 기간 디지털, 특히 픽셀이라는 그래픽 소스를 기반으로 작업했습니다. 그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첫 페인팅 작업은 앞으로 확장될 작업의 초석이 될 것 입니다. 크고 작은 평면 작업이 각각 한 점씩, 그리고 그것을 담은 영상 작업을 한 점 더한 전시입니다.



씨디에이 제로의 두 번째 프로젝트는 주재범 작가와 함께 준비했습니다. “PIXEL to FACE (점에서 면으로)” 로 이름 지은 이번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점에서 시작해 면으로 가는 작가 작업의 변모 과정과 결과를 처음으로 관객과 공유하는 자리가 될 예정입니다. 작품은 총 세 점이 전시됩니다. 100 호와 4호 크기의 평면 회화 각 1점씩 총 2점, 그리고 100호 평면 회화로 향한 2주간의 과정을 담은 영상 작업 1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타임랩스에 지나지 않은 대수롭지 않은 영상 작업을 출품작으로 분류한 것은 이번 전시를 대하는 기획자의 태도와 의도가 다분히 드러나는 지점입니다. 전시의 형태를 이용한 작품 발표회로도 이번 프로젝트가 해석될 수 있을듯합니다.

작가는 그래픽의 최소 단위라 불리는 ‘픽셀(pixel)’을 주재료로 하는 컴퓨터 그래픽과 일러스트레이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과 같은 디지털 환경에서 작업 되는 결과물을 주로 창작해 왔습니다. 픽셀이라는 재료이자 매체는 컴퓨터 그래픽을 위해 존재하는 단위이자 개념이기에 이것을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물체로 구현할 당위성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다만, 그의 이미지가 확산되고 대중의 공감과 흥미를 유발하면서 자연스럽게 작업의 범위와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이는 그의 작업이 상업적 삽화나 그래픽 소스에 머물지 않고 작가적 고유성이 요구되는 회화로서의 확장의 기회가 되어주었습니다. 다만, 작업의 특성상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매번 ‘프린트 아웃(print-out)’이란 지극히 일반적인 방법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던 한계 또한 분명했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그래픽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제작 과정에서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에 시간을 아끼지 않았고, 그렇게 해서 처음 발현된 것이 바로 조각된 나무에 스프레이로 채색한 작업이었습니다.

나무와 스프레이라는 물성의 조합은 종이(혹은 여러 기물이나 사물) 표면에 잉크로 프린트된 것보다 실제로 더욱 다채로운 감상을 가능케 했습니다. ‘8비트 컴퓨터 게임 그래픽’으로 수식되던 당시 작가의 작업과 나무에 스프레이라는 물성과 방법(매체)은 제법 잘 어울리는 듯 보였습니다. 다만, 스스로를 여전히 픽셀이라는 그래픽 개념에 가둔다는 점과 작가의 내러티브를 아이콘으로 상징하여 함축적으로 형상해야 한다는 또 다른 한계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비로소 작가는 여러 핑계를 걷어 내고 지극히 전통적인 2차원의 평면 캔버스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PIXEL to FACE’는 ‘점에서 면으로’를 의미합니다. 물론 관점에 따라 여전히 그가 픽셀을 고집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픽셀의 성격이나 성질을 이해하는 관객이라면 픽셀과 ‘삐뚤빼뚤’은 서로 공존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전에 없던 삐뚤빼뚤한 반 고흐(Van Gogh)와 자신 주변의 얼굴들을 그립니다. 그의 작업이 점에서 면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은 바로 이 삐뚤빼뚤함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그가 이번 전시를 통해 작업한 이미지가 그의 초기 작업인 초상화인 부분에서 다소 중의적인 의미로 ‘Face’를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작업을 처음 시작했던 초심으로의 회귀를 스스로 다짐하며 가장 초기 작업이었던 초상화 작업을 첫 회화(painting) 작업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합니다.

주재범에게 이번 전시는 그가 오랜 기간 가져온 컴퓨터 그래픽 기반의 창작자로서의 태도를 조금이나마 페인터로서의 그것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작동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도 누군가에게는 큰 변화를 의미할 때가 있습니다. 바로 지금이 그런 순간입니다. ‘이미지’보다는 ‘행위’가 변화했습니다. 이미지가 결과라면 행위는 과정에 속합니다. 우리는 이 과정을 조명하며, 이 작은 도전을 통해 큰 확장을 이루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Creative Discovery Appreciation
Seoul, South Korea